일본여행/도쿄여행

한국인 없는 일본 여행지 2탄 일본 공동묘지 야나카 레엔 (谷中 靈園)

akudagawa0001 2025. 3. 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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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없는 일본 여행지 2탄 일본 공동묘지 야나카 레엔 (谷中 靈園) 가다 

 

 

-당신이 죽으면 묘비명을 무엇으로 하고 싶습니까?

  I'll be right back! 쟈니 카슨이 대답했다.

 

 

 

동경에는 공동묘지가 참 많다. 동네마다 하나씩 있어서 조상뷰? 가 가능하다. 여러 곳의 공동묘지중에서도 야나카쪽이 규모가 커서 야나카레엔을 가보기로 한 것. 내가 살아본 각 나라마다 공동묘지를 가 봤다. 인간의 생노병사를 거치는 인생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오게 되는곳. 사실 거기서도 다른 이들의 인생은 계속된다. 나만의 한 나라를 이해하는 방식중의 하나다.

 

동경대를 좀 더 잘 알려면 근처에 학생들이 사는 동네도 좀 보고 식당도 가보고 해야 되지만 단기 여행자도 아닌 내가 왜 마음이 바빠서 하루에 두 군데나 돌아보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동경대를 나와서 한 30분정도 동북쪽으로 걸어올라가면 야나카 레엔이 나온다. 벌써 3시간째 걷고 있지만 아직은 다리가 괜찮다. 일본 와서 걷는데 좀 익숙해진 탓도 있고 혼자 여행하면 페이스 조절이 쉬운 탓도 있을것이다.

 

 

                     레엔의 중앙에 있는길. 마치 공원 처럼보인다. 하지만 안에 들어가면..

 

 

                                                                약간씩 분위기가 나기 시작하며

 

날이 어두워지고 비라도 내리면 아주 제대로 일듯

 

이 곳은 분명 공동묘지지만 우리나라 공동 묘지처럼 산에 무덤만 있는 형태가 아니다. 야나카라는 동네안에 공동묘지가 있고 주위에 사람들이 산다. 묘지가 좀 산재하다 보니 묘지에 둘러쌓여 사는 집도 있다.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묘한 공간이다. 동네는 우리나라의 동 하나 정도 크기인데 무덤을 제외하고도 무려 절이나 신사가 100개 가까이 된다. 절이나 신사는 대개 집 한채에서 몇채 정도의 작은 규모들이다. 이곳의 무덤 형태를 봐서는 시신을 직접 매장하는 형식은 아니고 화장 후 매장하는 형식이다. 주로 집안의 무덤이 다 모여있는 형태다. 일본은 무덤을 위한 땅값도 장난이 아닌곳이다. 이곳에 묻힌 사람들은 꽤 재력이 있는 가문들일 것이다. 레엔의 땅값은 매우 비쌀것이다(야마노테선 안쪽의 노른자위 땅이니까) 

 

동네속의 묘지 , 묘지속의 동네들

 

텐노지

 

원래는 이 야나카 레엔은 텐노지(천왕사)라는 절의 일부분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이 근처에서는 천왕사가 제일 커보였다.

 

야나카 레엔 중앙에는 에도 막부의 주인공인 도쿠카와 집안의 무덤들도 있는데 담이 둘러쳐져 있는데다 공사중이어서 천막들도 쳐져 있어서 들어가보지 못했다. 평상시에는 개방을 하는지 안하는지 모르겠다.

 

 

 

묘지를 돌다보니 오늘 장례를 치르는 곳이 딱 한군데 있었다. 예의상 사진은 안 찍었다. 그리고 그 근처에서 발견한 한 묘지는 고(鄕)가문의 것이었다. 내가 올해 3월달까지 일했던 일본 무역회사의 이름이 바로 고쇼지(鄕商社)인데 이 회사의 이름인 고(鄕)는 50년전 창립자 세 사람 중의 한 사람의 성인데 그 당시 그 사람의 친척중 일본의 아주 유력자인 사람이 있어서 그 성을 회사 이름으로 했다고 했다. 혹시 이 무덤이 그 집안의 무덤은 아닐까 생각해봤다. 드문 성씨라서 가능성이 없는건 아닐 것 같다. 이 무신 해괴한 인연...

 

고(鄕)가문의 묘, 뒤에 천막으로 가려진 곳이 토쿠카와 가문의 무덤들.

 

나는 동경대에서 오느라 많이 걸어 왔지만 이곳은 사실 JR 야마노테선 닛뽀리 역에서 아주 가깝다. 닛뽀리역의 서쪽이 전부 이 공동묘지다. 그런데 아무래도 너무 밝은 낮(오후4시)에 이곳에 와서 분위기가 좀 안난다. 역시 공동묘지는 해질녘에 와서 밤이 되어야 좀 분위기가 나는데.. 좁은 묘지를 돌다보면 뒷골이 오싹하기도 하고.ㅎㅎ. 다음에 저녁에 한 번 더 와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