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없는 일본 여행지 6탄 도쿄돔
한국인 없는 일본 여행지 6탄 도쿄돔
고라쿠엔에서 도쿄 돔으로 왔다. 도쿄돔은 다 아다시피 돔형 구장이며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이다. 오늘은 니혼햄의 경기가 있었다. 약 5만5천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도쿄 돔은 전면에 도쿄 돔호텔이 있고 그다음에 도쿄돔 그리고 뒤에 라쿠아라는 온천과 놀이시설, 쇼핑몰이 결합한 곳이 있다. 낮에 가보면 좀 맹숭 맹숭하다. 밤에는 야경이 괜찮다고 해서 밤 까지 기다리기로 한 것.
해질때 까지 기다리는 데 배가 고프다. 12시에 밥먹고 하루종일 걸어다녔으니 배가 고플수 밖에. 그래서 라쿠아 안을 배회하다가 이치란 라멘을 발견했다. 원래 시부야에 있는 집이 유명한 걸로 아는데 아뭏던 일본에서 손꼽는 라면집이다. 바깥에서 자판기로 식권을 사고 안에 들어가서는 주문서에 어떻게 먹을지 정한다. 대충은 마늘을 얼마나 넣을거냐, 파는 대파로 할거냐 실파로 할거냐, 챠슈(돼지고기 편육)는 먹을거냐 국물은 담백하게 할거냐 . 등등. 어떻게 주문해도 가격은 같다. 한국사람이 많이 와서 아예 한국어로된 주문서가 있다. 주문을 하고 안에서 좀 기다려서 들어가니 듣던대로 칸막이가 되어 있는 독서실형 식탁들이다.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근데 난 좀 겁이 났다. 사실 면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특히 돼지고기로 국물을 낸 걸 못먹기 때문이다.(난 돼지고기는 먹는데 돼지국밥을 못먹는다.) 일본라면은 돼지고기나 그 뼈로 국물을 낸게 많아서 그 동안 잘 안 먹었다. 그런데 사람들에 의하면 이 이치란 라멘이 한국사람 입맞에 가장 잘 맞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큰 맘 먹고 한 번 트라이 해보기로 한것이다. 근데 안에 들어가니 벌써 돼지고기 국물 냄새에 내 코가 민감하게 반응한다. 라면이 나와서 국물을 한 스푼 떠 먹어보니 흑…너무 느끼하다. 근데 챠슈는 먹을 만하다. 면은 쫄깃쫄깃하지가 않았다. 대충 고기와 면만 억지로 먹고 5분도 안되어서 나왔다. ‘역시 난 일본 라면은 안 맞어. 열심히 스시나 우동이나 먹어야지.’ 재빨리 콜라 하나사서 마셨다.
라면을 먹는사이에 해가 조금씩 지고 있었다. 흑백 필름에 디지털 작업을 한듯 밋밋하던 풍경에 조명이 들어오자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래서 야경을 보라고 했던거군..
서서히 조명이 밝혀지는 라쿠아
야경 구경후 집에 돌아오니 9시가 다 되간다. 오늘 하루도 무지걸었다. 한 5시간 넘게 걸었나 보다. 걷고 걷고 또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