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우라 카레 사무라이는 저번 포스팅한 시모키타자와의 카레의 혹성과는 반대 정점에 서 있는 카레 맛집이라고 해야 할거 같다. 카레의 혹성이 국물없이 카레의 맛이 집중된 드라이 카레의 일종인 키마카레가 주종인 반면 로지우라 카레 사무라이는 국물이 묽고 많은 수프카레를 대표하는 집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이런 수프카레는 홋카이도풍이라고 불린다. 홋카이도는 날씨가 추워서 국물요리가 잘 발달 된거 같다.
입구가 카페처럼 예쁜 로지우라 카레 사무라이
내관
메뉴. 우리는 왼쪽 위의 이 집에서 가장 인기있다는 치킨과 하루야채 20종을 시켰다.
태블릿으로 한국어를 택해서 주문하는 것도 가능
치킨과 하루야채 20종 카레. 생각보다 야채양이 풍부했다.
콩도 부드럽게 잘 익었다.
로지우라 카레 사무라이의 카레는 동남아식 묽은 카레와는 좀 다르다. 동남아의 약간 연두색이 나는 치킨카레들은 국물이 연하지만 밥위에 뿌려서 비벼먹는 용도의 카레인 반면 여기는 그것보단 좀 더 묽어서 정말 수프처럼 떠먹는 용도의 카레다. 약간 맵게 주문했더니 살짝 해장이 되는 느낌이다.
부드러운 치킨. 주문할 때 치킨의 부드럽기를 선택할 수있다.
오랜만에 야채 많이 먹었음 ^^;
저 튀긴 브로콜리가 예상외로 맛있었다. 주문할 때 밥의 양과 사이드 주문도 같이 정할 수 있다.
한국에서 맛보기 힘든 수프카레여서 여행오실 때 한번쯤 경험해도 좋을 곳인듯. 카레 자체의 맛은 훌륭했다. 시모키타자와 카레 3대장중 하나라는 말이 실감나는 곳. 로지우라 카레 사무라이는 키지죠지와 타치가와에도 지점이 있으니 꼭 시모키타자와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동경대 앞인 혼고3초메(本郷三丁目)에는 오랫동안 동경대 학생들의 사랑을 받는 수제 햄버거 집이 하나 있는데 바로 파이어하우스 (Fire Houseファイヤーハウス 本店)다. 전에 동경대 갔다가 먹었던 적이 있는데 최근에 일본여사친이 일드 '여자 구르메 버거부'에 나왔던 햄버거 집이라며 얘기를 하는데 내가 가봤던 그 파이어하우스였다. 그래서 주말에 둘이 약속을 하고 오픈런하자며 갔다. 여기는 연중무휴이고 영업시간은 11:00~21:30까지다.
파이어하우스 버거 (Fire House ファイヤーハウス 本店)
파이어 하우스는 동경대 앞에 있는 역중에 하나인 혼고산초메역(本郷三丁目駅)에서 가깝다.
내부는 클래시컬하다
햄버거 메뉴
샌드위치 메뉴
우리는 여사친이 일드 여자 구르메 버거부에 나온 메뉴를 시켜보자고 해서 아보카도 버거와 애플버거를 시켰다.
일단 비쥬얼이 너무 좋은 아보카도 버거. 생각보단 느끼하지 않고 맛있었다. 버거는 육즙도 풍부하고 불맛도 나서 이 집이 왜 파이어하우스인지 알게 해주더라.
달콤한 맛과 약간의 산도를 지닌 사과의 맛이 버거의 느끼함을 싹 잡아줘서 시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집 버거를 먹어보면 얼마나 이 집이 버거에 진심인지 느껴진다. 프렌치 프라이즈도 두툼하고 갓 튀겨내서 좋았다. 둘이 햄버거 나눠먹고 음료수 한잔씩 마시고 오랜만에 동경대에 산책이나 가자고 길을 나섰다.
오늘 갔던 곳은 롯폰기에서 가까운 니시아자부의 돈까스맛집이다. 같이 갔던 동생이 한참전부터 가보자고 해서 갔던 곳인데 유명한게 3cm나 되는 두께의 돈까스라고 한다. 근데 살짝 겁도 났다. 돈카츠가 너무 두꺼우면 느끼하기 쉬운데. .
돈카츠 부타구미
근데 이름이 좀 웃긴다. 부타구미 (豚組)면 '돼지반'이잖아. 햇님반, 꽃님반은 몰라도 돼지반이라니 ㅋㅋ. 상관없다 난 돼지니까.
입구
오래된 고옥을 개조해서 만든 곳이더라.
메뉴. 아랫쪽 오른쪽에서 두번째 메뉴인 3cm 아주 두꺼운 녀석을 시켰다.
맥주를 시켰더니 이런걸 주네.
튀김엔 맥주지.
두께 3센티의 위용.
걱정했던것과 달리 두껍고 비계가 많이 들어간 돈카츠가 생각보다 느끼하지도 않고 소금에 찍어먹어도 겨자에 찍어먹어도 돈까스 소스에 찍어먹어도 맛있었다. 두꺼우니까 입에서 씹히는 식감의 만족감이 대단하다. 육즙도 정말 잘 가두어서 입에서 흘러넘치려 했다. 근데 가격은 자주는 못오겠다.ㅋ 역시 아자부는 부자 동네야.
일본사람들은 교자를 참 좋아한다. 한국사람들이 만두를 좋아하는 것 보단 몇배나 더 좋아하는듯 하다. 한국에서도 타이완에서도 일본에서도 난 늘 맛있는 만두집을 찾아 헤맨다. 오늘은 동생들이 맛있는 교자집 알려달라고 해서 시부야구에 속하는 작고 예쁜동네 하타가야를 갔다. 하타가야(幡ケ谷駅) 내가 사는 나카노에서 그리 멀지않다. 동생들이 사는 코엔지에서도 가깝다. 하지만 전철연결은 애매해서 그냥 다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했다. 나카노에서 슬슬 바람맞아가며 하타가야에 가니 약 20분 걸렸다. 신주쿠에서 가려면 게이오센 타고 달랑 2코스.
하타가야의 니하오(您好)는 한자는 '닌하오 (您好) '라고 적어놓고 '니하오'라고 영어나 일본어로 쓴느건 좀 이상하다. 주인이 중국어를 잘 모르나? 암튼 니하오는 도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명성을 가진 교자집이다. 미슐랭 빕구르망에도 나온다.
2층에 닌하오 (您好) 라고 적힌게 보인다.
2층으로 올라가면
평일 오픈런이라 다행히 사람이 아직 적다.
니하오의 메뉴
水餃子 (스이교자)는 물만두, 焼餃子 (야끼교자)는 군만두, 揚餃子(아게교자)는 튀긴만두다. 우리는 다 시켰다.
이 집의 시그니처인 군만두인 야끼교자. 일반 일본식 교자차럼 한쪽면만 굽고 물어부어 증기로 찌는 방식이 아니라 일단 물에 한번 데치고 양쪽을 다 구워버리는 방식이다.
튼실한 고기. 저 타레소스는 안에 샤차소스(고기를 볶아서 만드는 중국식소스, 주로 훠궈에 사용한다)가 들어 있다.
물만두인 스이교자. 피가 두꺼운 것이 대만에서 먹는 쉐이자오(水餃)가 생각났다.
튀김만두인 아게교자. 두꺼운 피의 교자를 튀겨서 상당히 딱딱하다.
니하오의 만두는 중국식에 가까운 만두형태를 보인다. 일단 만두피가 두껍다. 교자의 속은 전부 동일한데 교자의 속이 간 고기가 아니라 썬고기라서 고기가 많이 씹힌다. 중국의 샤오빠오안에 들어간 고기를 먹는 느낌이다. 샤오빠오는 썬고기를 넣기 때문에 고기가 잘 안익는다 그래서 만두의 피를 오픈해서 증기가 잘 들어가게해서 찌는 방식을 취한다(아래 사진 참조요망). 그럼 니하오는 두꺼운 고기를 어떻게 익히는 걸까? 니하오는 일단 만두를 물에 데쳐서 한번 익히고 그리고 좀더 물에 익히면 물만두, 팬에 구우면 군만두, 튀기면 튀김만두가 되는 방식을 사용한다. 굵게 썬 고기를 완전히 익히기 위한 고육책이리라. 두꺼운 만두피가 필수일수 밖에 없다.
굵게 썬 고기가 다 보이는 니하오의 만두
니하오의 만두속. 고기와 야채가 큼직하게 썰려있다.
중국 만두의 일종인 샤오빠오. 두꺼운 속의 고기가 잘 익도록 만두피를 오픈한다.
다들 시키길래 우리도 시켜본 네기차슈. 맛있었다.
일본의 교자는 당연히 중국음식에 해당하고 이 집은 중국음식들을 판다. 볶음밥은 고슬고슬하니 상당히 잘 볶여졌다.
얇은 만두피에 익숙한 사람들은 니하오의 교자를 먹고 이게 빕구르망에 오른 집이라고?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먹고나서 시간이 지나면 또 생각나서 찾게 되는 그런 맛을 가진 집이다.